우리에게 재개발은 사실 별 상관이 없다. 너도 나도 올해까지만 이곳에 있을 테니 아니. 난 조금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.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거야.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? 나 왜 여기서 이러고 살고 있지라는 생각. 고향에 내려가면 지금보다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, 그곳에도 분명 날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을 텐데 사실 서울보다 그 자리가 더 많을지도 몰라. 근데 나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. 갑자기 엄마도 보고 싶고, 아빠도, 할머니도 다 보고 싶어지는 거야. 나 바보처럼 그냥 견디고 있어도 되는 걸까? 너는 그런 곳에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모를지도 몰라. 분명 너도 엄청 좋아하게 될 텐데.. 너도 마음 편히 발 쭉 뻗고 살 수 있는 그런 곳일 텐데. 아니? 그래도 우리 여기서 잘 살아보자. 어차피 거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으니까. 잘 살아라 잘 살아~~ 잘 살자~~어디서든지 어떤 상황이던지~~